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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폴더블폰이 나올 거라는 말은 꽤 오래 전, 몇 년 전부터 들려왔었는데 그전에는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다가 요즘 들어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은데 그 중심에는 역시나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있을 것이다. 지난 2월에 있었던 삼성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가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폴더블폰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 듣게 되었을 단어들이 인폴딩아웃폴딩이다. 말그대로 안으로 접히고, 밖으로 접히는 것으로서, 인폴딩은 접히는 부분 안쪽에 디스플레이 패널이 위치하게 되고, 반대로 아웃폴딩은 바깥쪽에 디스플레이 패널이 위치하게 된다. 나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정리해서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알아봤다. 그러던 중,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작성된 잘못된 정보들이 보여서, 작년 4월이후로 방치해두던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곡률반경

 인폴딩과 아웃폴딩의 난이도에서 중요한 건 사실, 디스플레이가 안에 있냐 밖에 있냐 보다 '곡률반경'이다. 평소 자주 들을 만한 단어가 아닌지라 지레 거부감부터 들 수 있기에, 쉬운 이해를 위한 영상부터 바로 보고 가도록 한다.

 

인폴딩 아웃폴딩 난이도 차이

(혹시나 소리 때문에 안 보고 스크롤 내린 분이 있다면 소리는 배경음악이 다 이기 때문에 소리 끄고 봐도 됨을 알리는 바이다)

(근데 꼭 소리 때문이 아니더라도 글을 읽을 때는 중간에 영상을 재생하지 않고 빨리 훑어내려 가려는 성향이 나타날 수 있기에 글로 한 번 더 풀어본다)

 

인폴딩 아웃폴딩

 영상 썸네일에도 있는 위의 사진에서 접혀 있는 2개의 형체 중, 안쪽에 있는 것은 곡률반경이 작은 인폴딩 패널을 표현한 것이고, 바깥쪽에 있는 형체는 곡률반경이 큰 아웃폴딩 패널을 표현한 것이다. 얇디 얇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선 하나가 아닌 굳이 격자 무늬로 표현한 것은, 아무리 얇은 패널에도 안쪽면, 바깥쪽면, 또 그 안에 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폴딩

편 상태 인폴딩
접은 상태 인폴딩

 먼저, 변화가 뚜렷하게 비교되는 인폴딩부터 본다. 안면, 중립면, 바깥면 모두 편 상태에서는 같은 길이였다. 그리고 접게 되면, 중립면을 기준으로 안쪽은 압축력을 받고 바깥쪽은 인장력을 받게 된다. 실제 디스플레이 경우에는 압축이 어느 정도 될지까지는 모르겠다. 만약 압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중립면은 조금 더 안면쪽으로 가게 되고 바깥쪽의 더 큰 인장력으로, 더 큰 변형이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건 변형'률'이다. 변형률이란 단순히 얼마나 변했나 변형량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변형량/처음 길이) 을 말한다. 아웃폴딩도 마저 보고 얘기하는 것이 더 이해가 수월할 것 같다.

 

 

아웃폴딩

편 상태 아웃폴딩
접은 상태 아웃폴딩

 위 사진 속 인폴딩과 아웃폴딩을 비교했을 때, 변형량은 비슷할 수 있지만 변형률은 엄청나게 차이난다. 이 변형률에 따라 어느 정도까지는 탄성 변형이라고 해서 원상태로 복구가 되는 변형을 하고, 그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소성 변형이라고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 하는 변형이 일어난다.

 글 처음 부분에 적었던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잘못된 정보를 써놨다던 사람은 인폴딩 아웃폴딩을 마치 샌드위치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프레임에 인폴딩 패널과 아웃폴딩 패널을 동시에 붙여놓고 접는 것을 망상하며 프레임을 중립면으로 보고, 접을 경우에 아웃패널이 늘어나기만 하면서 엄청 큰 인장력을 받기 때문에 아웃폴딩이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중립면을 프레임에 두는 멍청한 설계는 그 어떤 삼류 제조사도 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접히기도 전에, 휘는 과정에서 이미 항복점을 넘어 소성변형 범위로 넘어갈 것이다. 그러다가 이런 설계일 경우에는 파괴점까지 넘어서 패널이 끊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프레임이 변하지 않고 패널을 늘리거나 압축해 버리는 것이 아니다. 프레임이 변형될 수 있는 팔콘 윙 매커니컬 힌지든, 기어를 이용한 힌지든 설계를 잘하여서 패널 내부에 중립면을 위치시켜 변형을 최소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곡률반경이 작을 경우에는 아무리 중립면을 잘 위치시켜도 변형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이해를 돕는 방법 중 하나가, 공감이 갈 만한 소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카드를 접는다고 생각해보면 무엇이 더 어려운 기술인가 이해가 될 것이다.

 

 

곡률반경 크게 카드 접기
곡률반경 작게 카드 접기

 카드 접는 예시 사진을 올리면서 생각났는데 '피로'라는 개념에 대해서 말을 안 했네. 피로는 반복에 대한 부분이다. 한 번 접을 경우 항복점을 넘어가지 않는 탄성변형 범위였다 하더라도 그것을 몇 번 반복했을 때 소성변형이 일어나 패널이 늘어나서 주름이 생겨버릴 수 있다. 폴더블폰에 있어서는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 왜냐면 한 번 접었다고 바로 주름이 생겨버리는 패널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20만 번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았다. 하루 100번 여닫는다고 쳤을 때 5년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곡률반경이 작은 인폴딩 방식에서 어떻게 이 20만 번을 구사했는지는 봐야되긴 하다. 영상에서도 있다시피 곡률반경을 늘리는 설계를 하거나 변형률을 잘 견디는 신소재를 개발하든가 해야 한다. 발광소자 설계와 상관없이 재료역학적인 측면에서만 봤을 때 말이다.

 

 

에필로그

 삼성 갤럭시 폴드의 경우 곡률반경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결국 이번 모델의 경우 틈새가 있는 채로 출시가 될 것 같다. 글을 마무리하려는 이 시점에서 나는 위 문장에 '이번 모델의 경우'를 집어넣은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이 틈새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삼성전자의 특허가 있고 이미 영상은 유튜브 치콩 채널에 업로드 해둔 상태이지만 그저 특허에 대해서 소개를 할 뿐 그 영상 속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는 분들에게 판단을 넘겨 버린 것이었는데, 자유롭게 판단을 넘겨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영상 하나의 싫어요가 내 전체 영상의 싫어요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긴 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저 영상까지 찾아보는 분이 있다면 내용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든, 그런 특허를 검색해서 찾아내고 정리해서 영상을 만든 것에 대한 나의 노고를 생각해주며 엄지를 위로 향했으면 하는 바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영상이고 업로드까지 해놨는데 여기에 굳이 첨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 포스트에서 저 영상을 다룰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시도 되기 전 모델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를 올리기가 조금 조심스럽긴 하다. 뭐 내가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은 해봐야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약 1년 만에 꽤나 긴 글을 쓰려니 더 진이 빠지는 것 같다. 자주 좀 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조만간 갤럭시 폴드에 대한 내용이든 다른 내용이든 다음 글도 빠른 시일 내에 써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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